길여행/2012년 지리산둘레길 완주기

17번째 짱아의 지리산둘레길 여행기(13코스(대축-원부춘))

투어커스텀 2019. 6. 5. 16:58

 

대축-원부춘 코스는 단지 재 하나만 넘으면 되는 구간입니다. 지리산 홈페이지 등에 안내된 정보도 간단합니다. 옮겨보자면,

 

거리 : 8.6km 

예상시간 : 4시간 30분

난이도 : 상

 

난이도~상!... 그렇습니다. 난이도 상인 재를 하나 넘는 거네요. 얼마전 둘레길에서 만났던 둘레꾼 삼촌이 잔뜩 겁을 줬던 

구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짱아는 겁날리가 없죠. 머가 어떻게 힘든건지 관심도 없거든요.

자~ 계속 가 봅시다. ---------------------------------------------------------------------- (오전 11시 출발!)

 

대축마을에서 인증샷을 찍는 동안 엄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멀리 먼저 가 버리셨네요. 

대축마을을 지나 길거너편으로 다리를 건너가면 양갈래로 갈라지는 둘레길 안내 표지판이 나옵니다.

항상 그랬듯이 짱아의 선택에 따라 어느쪽으로 갈지가 결정되죠!

두둥~....!

저는 최참판댁이 있는 왼쪽길로 가기를 빌어봅니다. 

하지만, 지도보는게 취미인 짱아는 전문가스럽게 지도를 꼼꼼히 살핀후에 오른쪽길을 택하는군요. 

갈길이 머니 조금이라도 가까운 길로 가자는 게 이유입니다. ㅠ.ㅠ 맞는 말이긴 하네요.

아쉬워하는 아빠를 향해 최참판댁은 다음에 오면 되지!를 외치면서 말이죠.

 

어쩔 수 없네요. 저희 가족의 둘레길 여행은 어짜피 짱아주의(짱아의, 짱아에 의한, 짱아를 위한...ㅋㅋ)니까요.

 

[왼쪽길인 최참판댁을 지나는 길이 2km 정도 더 길답니다....하지만 강둑을 따라 걷는 길이라 멀지는 않아요...]

 

시원한 강둑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전답이 최참판의 땅이었다고 하더군요.(오는길에 택시 기사님이 알려주셨어요.)

하지만, 오늘은 모두 짱아의 것입니다. 먹점재를 넘느라 더워졌는지 점퍼를 벗고 가볍게 통통 튀며 길을 걷습니다.

 

이 길 내내 엄마, 아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접어!>놀이를 했어요.

즐거운 길에 어느새 입석마을 앞까지 와버렸네요.

 

[예쁜 사람만 접어!.....살며서 짱아는 손가락을 접고 있었답니다. ㅎㅎㅎ]

 

입석마을의 오르막길이 심상치 않습니다. 고개는 하나인데 난이도가 상이라면.....멀 의미할까요?

입석마을을 가로 질러 가파른 길을 오르면, 상쾌한 가을 아침공기를 따라 힘들지만 꽤 괜찮은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짱아가 오늘은 정말 잘 가네요. 무리하면 안되는데..... 

아이들 산행은 엄마, 아빠가 주의깊게 잘 도와주셔야 합니다. 무리하면 절대로 안되요. 특히 가파른 산행들은 성장판을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 조심...... 오늘 짱아는 아빠가 목말을 태워주겠다는데도 한사코 마다고만 하네요. ㅎ

 

[저 정자 앞의 나무이름이 이 동네의 당산나무인 푸조나무라네요...푸조!....ㅎㅎ 비쌀까요?]

 

12시가 넘어가니 슬슬 배가 고파집니다.

도시락을 먹을 곳을 찾아 두리번 거려보지만,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적당한 곳을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행히 오르막길을 더 올라 입석마을을 다 지나칠 때쯤, 간이 화장실이 마련된 곳에 

도시락을 펼치기에 적당한 잠깐 쉴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원부춘까지 5km정도 남은 지점이에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가방과 나뭇가지들로 대충 바람을 막아놓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어요.

 

[입이 짧아 먹을 것에 관심이 없는 짱아가 점심을 마구마구 흡입합니다. 먹는게 아니라 흡입을 하네요..ㅎㅎ 무럭무럭 자라야지!~~]

 

 

식사를 마치고 오르는 개서어나무숲과 형제봉 허리춤을 가로지르는 능선길은

힘든 산행과 아슬아슬 펼쳐지는 괴석들의 감탄이 어우러지는 길입니다.

 

여기저기 보이는 산짐승의 흔적과 산길 왼편의 아득한 낭떠러지들은

그저 아비가 처자식을 지키기 위해 몸이 잔뜩 긴장되며, 단단해지는 자연스러운 아비본능에

두려움과 으쓱함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는 길입니다.

궂은 날씨와 힘든 코스 탓인지 재를 넘는 동안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군요.

 

짱아의 안전을 확인하느라 앞으로 뒤로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저 멀리 펼쳐진다는 구례읍의 모습은 본 기억도 없네요. 다음에 꼭 다시와서

구례읍이 보이는 조망을 확인해야겠습니다. ^^

 

힘들지만, 숨이 가파질수록 깊이 들어오는 지리산의 유쾌 상쾌한 공기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이녀석 너무 잘 가네요... 장하기도 하지만, 다칠까 염려되요.]

 

재를 다 넘었다 싶었을 때, 안심하긴 아직 이릅니다.

또 다시 넘어야할 작은 재가 하나 더 기다리고 있어요.

 

[짱아는 아직도 씩씩합니다.]

 

이제 드디어 내리막이 시작되었습니다.

내려가는 길도 경사가 아주 심합니다. 짱아에게 무릎이 다치지 않게 내리막길을 걷는 방법을 잘 가르쳐 주었습니다.

곧잘 따라하네요.

 

쉴새없이 내려오는 내리막길은 지난 여름 큰 비와 태풍의 흔적이 여기저기 아직도 많습니다. 

쉽지 않은 내리막이니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은 시간여유를 갖고 천천히 이동하셔야 할 것 같네요.

 

짱아도 오늘은 내리막길이 더 힘든 모양입니다. 

거의 다 내려온 거 같은데, 잠시 쉬어가자고 하네요.

하지만, 비가 올지도 몰라서 아빠가 안고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원부춘 마을이 보이는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짱아가 숨어버렸군요...비도 곧 올것 같네요.]

 

오후 4시가 넘어섰네요.

드디어 원부춘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많이 불어요. 비도 곧 내리겠네요.

오늘은 도착지점에 차를 세워놓기를 잘한 것 같아요. 

 

시간이 조금 남으면 하동센터에 들러갈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네요. 

마침 오늘 저녁은 할아버지 생신파티로 모여서 사촌오빠들과 놀기로 한 날이거든요.

다음번에 꼭 찾아갈께요!~

 

오늘도 짱아는 잘 해냈어요~ 이제 완주까지 간선포함  5코스 남았네요. 짱아도 잘 알고 있지요.

아마도 ㅎㅎ 짱아가 오늘 힘을 낸 이유가 이거였나봐요...

 

다음코스가 더 힘들다는데....ㅋㅋ 짱아는 힘들고 그런것엔 관심도 없답니다....

 

[짱아는  차에 오르자마자 이것 저것 먹기 시작하네요. ㅎㅎ 오늘 짱아는 최고였습니다.]